[선동열] '등판시기 내가 알아서 조절한다'
기사입력 1999년 03월 11일 14시 05분
"등판 시기는 내가 알아서 조절한다."
일본진출 4년째를 맞은 주니치 선동열（36）의 `파워'가 시범경기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작년과는 또다른 위상이다.
주니치 주력 투수들은 지난 5차례의 시범경기서 모두 한번 이상씩 출전했다.
가와카미, 노구치, 야마모토 등 선발 `빅3'를 포함해 모두 12명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동열은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선동열은 지난 10일 고마키시민구장서 열린 니혼햄과의 5차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선발승을 따냈던 이상훈과 함께 일찌감치 경기장에 나가 몸을 풀기도했다.
일본 언론들도 첫 등판 가능성을 잔뜩 기대했었다.
문제는 날씨였다.
경기가 시작된 오후 1시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섭씨 10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자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등판 연기를 자청했다.
작년 시범경기때만 해도 선동열은 등판 시기에 관해 100％의 자율을 인정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2년연속 30세이브포인트 이상을 달성한 팀 최고참 선수에 대한 배려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호시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선동열에게 "스스로 잘 판단해서 훈련량을 조절하라"며 아무 간섭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선동열이 긴장의 끈을 늦추는 것은 아니다.
어느때보다 스프링캠프서 많은 땀을 쏟았고, 경기조에 편성돼 있다가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경우엔 다음달 꼭 불펜에서 70∼80개의 공을 뿌리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선동열은 "시즌 개막때의 컨디션이 진짜 컨디션"이라며 주니치 최고 `수호신'다운 여유를 보였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