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모험없는 삶은 가라'
기사입력 1999년 03월 08일 14시 22분
김병지（29．울산 현대）는 선반용접공이었다.
부산 `소년의 집' 시절 자격증을 딴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창원공단에서 1년6개월간 용접공으로 일했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김병지는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지난 89년 축구선수로 상무에 입단한다. 대학이나 프로 경력이 없는 그로서는 모험과도 같은 도전이었다.
3년뒤 계약금 1천만원, 월봉 80만원으로 울산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제는 2억원대 연봉을 넘보고 있다.
프랑스월드컵서 `GK 선방 랭킹 2위', `한국선수 MVP'.
유명세를 탈수록 김병지는 `소년의 집' 생활이 그리워진단다.
"키（1m63）가 작아 장래가 없다."
경남 마산공고 시절 충격적인 말을 듣고 한때 축구를 포기했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대한 열정은 그를 `소년의 집'으로 인도했다. 축구유학을 간 셈이다.
비록 배불리 먹지는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무럭무럭 키가 자라 1@84가 됐다.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것도 바로 그 때의 어려웠던 체험 때문.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단다.
수백번을 되돌려 봐도 가슴 짜릿한 장면. 김병지는 98년 10월 24일을 잊을 수 없다.
포항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머리로 터트린 필드골은 CNN을 타고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전달됐다.
그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바로 프로축구단 구단주가 되는 것이다.
인기구단을 만들어 우리나라를 온통 축구세상으로 만들고 싶단다.
그의 변신은 끝이 없다.
언제 어떠한 모습으로 축구팬들을 놀라게 해 줄지, 각본은 그만이 알고 있다.
[신향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