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코트의 커피마담 '아파서 미안해요'
기사입력 1999년 01월 07일 15시 52분
"선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요."
배구선수 유호석－연경 남매의 어머니 황규옥씨(52．9인제배구연맹 홍보이사)는 슈퍼리그 때만 되면 `황마담'으로 변신한다.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어느든지 달려가 배구인들에게 뜨거운 커피나 인삼차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배구다방'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시즌 배구장에서 황씨의 모습을 본 사람은 없다.
황씨는 지난해초부터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돼 병원과 집을 오가며 투병중이기 때문.
이 와중에서도 황씨는 "내가 빨리 일어서야 커피를 대접할텐데…"라며 오히려 미안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황씨는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 덕성여고 2년때인 지난 66년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달고 방콕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67년 세계선수권대회, 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렸다.
이런 어머니를 닮아 아들 유호석은 한국전력에서, 딸 연경은 담배인삼공사에서 간판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문병을 다녀온 한 배구인은 "황씨의 병세가 슈퍼리그 개막이후 호전되고 있다"면서 "배구코트에 꼭 나서겠다는 의지가 병마를 이기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