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송유석] 부인 임춘회씨 생활기
기사입력 1998년 11월 26일 16시 43분
LG 송유석(32)의 부인 임춘회씨(32)는 프로야구 선수 아내중에 알아주는 알뜰 살림꾼이다.
지난 87년 프로에 데뷔한 남편이 연봉 300만원짜리 연습생부터 시작해 올해 6천300만원을 받기 까지 바로 옆에서 뒷바라지하며 동고동락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IMF시대를 살아가는 임씨의 생활자세는 `예전 어려울때를 떠올리며 한푼이라도 더 저축하자'는 것이다.
임씨는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딸 지나(11)와 2학년인 아들 원호(8) 둘을 두고 있다.
10개월로 나눠 통장에 들어오는 남편의 한달 봉급은 세금떼고 정확하게 530만원.
일반 봉급생활자에 비해 꽤 많은 편이지만 씀씀이가 만만치 않은 프로 12년차의 연봉으론 넉넉한 수준은 아니다.
임씨는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봉급의 절반은 무조건 저축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신선한 생선을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의 식성까닭에 한달에 식생활비로만 100만원이 지출된다.
애들 교육비와 아파트 관리비, 남편 용돈 등 기타 생활비를 합친 것이 150만원으로 빠듯한 실정이다.
하지만 IMF이후 임씨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동안 두 아이에게 가르쳐오던 과외공부를 큰 맘먹고 줄였고, 남편 용돈도 대폭 깎는 대신 저축액을 늘였다.
어언 30대 중반에 접어든 남편의 나이가 여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IMF이후 임씨는 중간계투 투수로 뛰고 있는 남편이 언제 그만둘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쌓여 있다.
IMF로 각 구단이 선수단 규모를 대폭 줄인다는 얘기가 선수 부인들 사이에도 심심찮게 흘러 다닌다.
지난해 해태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송유석은 자신 소유의 유일한 부동산인 33평짜리 아파트(싯가 8천만원 상당)가 광주에 있다.
서울에선 잠실의 27평 아파트를 전세 7천만원에 들어 있다.
빈손으로 시작해 결혼 12년 동안 1억원 정도를 저축으로 모은 임씨는 남편이 4∼5년만 더 선수로 뛰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은퇴한 뒤 조그만 가게라도 하나 낼 형편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불안감속에 훈련장비를 챙기는 남편을 바라보는 임씨 표정에서 IMF한파가 프로야구 선수들의 가정에도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