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최용수] 앵무새 인터뷰 '고역'
기사입력 1998년 05월 24일 14시 22분
역대 월드컵 축구팀의 최강 투톱으로 평가되는 최용수－황선홍 콤비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는 `TV 출연'에 지쳐있다.
최용수와 황선홍은 요즘 연습이 끝날 때쯤이면 한동안 고민에 휩싸인다.
`오늘은 TV 카메라 앞에서 또 무슨 말을 해야할 것인지….'
대표팀의 연습경기가 끝나면 방송사들은 어김없이 간판스타인 이들 2명에게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 5일 대표팀의 합숙훈련이 시작된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지는 날이 없었다.
처음 얼마간은 이들도 방송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자신들이 스타중의 스타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같아 흐뭇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매일밤 TV에 나타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기전에는 얼굴표정도 가다듬고 유니폼의 상태도 체크하는 등 온갖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날이면 날마다 반복되는 인터뷰에 이제는 운동장 멀리서 카메라를 쳐다보더라도 `한숨'부터 쉬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인터뷰의 질문내용이 비슷해 앵무새 같은 답변을 계속하는 것이 고역이다.
최용수에게는 "황선홍과 호흡이 잘 맞느냐", 황선홍에게는 "최용수와 호흡이 잘 맞느냐"가 인터뷰때의 단골질문.
"컨디션이 어땠느냐"는 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들어왔다.
여기에다 "월드컵에 나서는 각오"에 관한 답변도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반복했다.
최용수와 황선홍은 "이제 카메라 앞에 서면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잘 떠오르질 않는다"면서 "동료들에게도 인터뷰가 분산되었으면 좋겠다"고 `인심'을 쓰고있다.
[송진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