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헝그리 원정' 경비최소화 알뜰응원
기사입력 1998년 05월 22일 14시 51분
한국월드컵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들의 프랑스 입성 노력이 눈물겹다.
응원의 순수한 목적을 흐리지 않기 위해 기업 스폰서를 받지 않는 PC통신 축구동호회원들이 `경비 최소화'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것.
이들이 현재 추산하고 있는 비용은 보름간 137만원.
평균 300만원이 넘게 드는 일반 여행객들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금액이다.
대학생들이 주축인 이들 응원단은 100만원이 넘게 드는 직항기를 피하고 대만과 방콕을 경유하는 70만원짜리 타이항공을 이용한다.
현지에서 가장 경비 지출이 많은 부분인 숙식에도 `헝그리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동시 가능하면 기차에서 잠을 자며 불가피하게 숙소를 잡아야 할 경우도 호텔은 꿈도 꾸지 못한채 30달러짜리 유스호스텔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보름동안 먹을 라면과 햇밥(데우기만 하면 즉석에서 조리되는 밥)을 배낭 구석구석에 최대한 채워넣을 작정이다.
22일 현재 참가를 신청한 `붉은 악마'들의 숫자는 총 75명.
이들의 여행계획을 총괄하는 김시문씨(전 SK축구단 대리)는 "대부분 학생들이라 한꺼번에 100만원이 넘는 목돈을 마련하기가 어려워 축구협회 공식지정 은행인 서울은행으로부터 대부분 융자를 받았다"며 "앞으로 3년간 한달에 3만원씩 꼬박꼬박 갚아야 하지만 응원을 위해선 물불을 안가리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비록 심신은 피곤하지만 `축구에 죽고 축구에 산다'는 붉은 악마들의 힘찬 함성이 6월의 프랑스를 뜨겁게 달굴 것이다.
[전용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