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헤어] '푸른 눈 호랑이' 방망이 맵네
기사입력 1998년 05월 20일 15시 03분
"다른 외국인 타자 같으면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에 쉽게 타격자세가 무너지던데…. 모르긴 몰라도 A급은 족히 넘을 겁니다."
타자는 투수가 잘 안다.
게다가 9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기록중인 이강철이라면 평가의 정확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강철이 누군가.
타자들의 약점을 귀신같이 찾아내는 한국최고의 언더핸드스로 투수다.
지난 18일 쌍방울과의 전주경기서 첫 선을 보인 외국인 좌타자 숀 헤어（31）는 주위의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1_2로 뒤진 4회초 선두 4번 최훈재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타석에는 5번 지명타자 이경복 대신 헤어가 들어섰다.
쌍방울 투수는 윤형배.
풀카운트서 때려내 중전안타를 기록, 조 현의 동점타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을 해냈다.
연장 11회초 2사 1루서는 쌍방울 왼손 조규제의 초구를 두들겨 가운데 담장 그물을 맞는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5타수 2안타 1타점의 알토란 활약.
해태는 인천_전주 원정경기서 2승1패씩 거둬 4월의 부진을 깨끗이 잊었다.
이제 뒤늦게 가세한 외국인 선수가 촉매제 몫을 해준다면 투_타에서의 회복이 더욱 빨라지는 셈이다.
물론 숀 헤어의 국내 야구 적응 속도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
외국인 선수중 현대 쿨바（0.328）를 제외하곤 3할대 타자가 자취를 감춘 것처럼 헤어에게도 사이드암스로 투수 상대요령 등 많은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시리즈 V9을 일구는 동안 선수기용과 관리에 있어 1인자라 할 수 있는 김응용감독이 어떤 `항생제'를 써서 헤어의 한국야구 적응력을 키울 것인가 관심있게 지켜볼만 하다.
[김성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