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 '바람앞의 등불' 운명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3시 59분
6개월째 부도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해태그룹에 대한 채권 금융기관의 대책회의가 20일로 닥친 가운데 야구단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해태그룹은 음료와 유통부문을 해외에 매각하는 대신 주력인 제과는 출자전환후 정상화 내지 제3자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주 거래은행인 조흥은행에 제출해 놓고 있다.
이 경우 타이거즈의 운명은 제과의 향방과 직결된다.
타이거즈의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는 제과가 외국기업이나 다른 기업에 팔릴 경우 타이거즈도 패키지로 매각된다.
그러나 3조원대에 이르는 해태그룹의 부채규모를 은행권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타이거즈는 전체 그룹과 함께 공중분해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해태 박한식 홍보부장은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룹사정이 어려워 야구단이 매각된다 해도 해태라는 이름만은 영원히 남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타이거즈가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선 제과와 함께 채권단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외국기업에 넘기는 방법뿐이다.
이미 지난해 11월초 해태그룹은 은행권에 박건배회장 등 경영진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다.
외국기업 가운데 해태제과의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허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기업중엔 동종업종인 롯데와 동양 등이 인수가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형편이다.
타이거즈가 올시즌 만이라도 꾸려나가려 하는 것도 내년에는 새로운 주인에게 넘길 수 있다는 계산때문이다.
결국 타이거즈는 국내 최초로 외국자본에 의한 프로야구팀으로 남든가, 아니면 이름없이 사라지는 두가지 기로에 서 있는 셈이다.
[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