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야구탐구] '무법천지' ML스카우트
기사입력 1998년 05월 14일 16시 15분
이번엔 또 누가 개입되었고 보내는 학교는 얼마나 많은 잇속을 챙길 것인가.
최근 잇단 미국진출 탓인지 국내 고교와 대학 유망주들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무차별적인 스카우트에 국내 야구계는 무감각해졌고 방어의 한계를 느끼면서 속수무책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지금까지 전국고교 야구대회가 하나밖에 치뤄지지 않았고 청룡기대회 등 전국대회가 몇개나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의 공개적이고 뻔뻔스런 스카우트 공세에 분노를 느낀다.
달러화의 위력이 막강하여 일부 야구인들이 돈에 눈이 멀었다 하더라도 너무 심한 처사다,
해당학교나 학부모는 교육의 연장이라는 학원스포츠의 정상화는 안중에도 없이 마치 도미니카 등 중남미의 못사는 나라에서 유망주를 메이저리그로 보내지 못해 혈안이 된 것과 같은 짓을 해도 괜찮은 건지.
이미 학원 스포츠가 대학의 간판을 따기 위한 방편,큰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 전락된 지 오래 됐지만 지난 12일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카우트들이 부산고의 연습장을 찾아 투수 백차승(3년)과 공개적인 협상을 벌여도 누구하나 말못하는 현실을 계속 두고만 볼 것인가.
물론 우수선수가 외국으로 진출,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국위를 선양(본인은 더욱 돈이 더 목적이겠지만)하는 자체를 막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당한 절차를 밟았을 때의 이야기.
미국 일본 어디를 보아도 시즌초,그것도 버젓이 학교를 찾아가 스카우트 하는 무법천지는 없다.
대한야구협회는 무얼하고 학교당국은 또 어떻게 하고 있는 건가.
이번 기회에 더이상 정상적인 길을 밟는 우수 선수들이 국내에 남아 불이익을 당하고,또 법망을 교묘히 피하는 '마이너리그 유학생'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가장 큰 문제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회 각 분야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학원 스포츠만 그 대상에서 빠져도 되며,무법자처럼 남의 나라 어린선수를 시즌 초반부터 스카우트 해가도 괜찮은지.
여권발급은 외교통상부도 막을 수 없으며,병역연기는 합법을 가장했기에 병무청도 먹을 수 없고,영어하나 못해도 유학생 신분으로 사는 걸 교육부가 막을길이 없다.
그러나 시즌중 일정기간까지 프로구단과 접촉을 금하게 하고,어긴 경우 해당학교가 징계를 받는 제도라도 이제 마련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대한야구협회가 못한다면 야구를 좋아하는 교육부장관이라도 나서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