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엄마안녕' 여름무대 시선집중
기사입력 1998년 05월 11일 15시 01분
연기파 배우 손숙과 정경순씨가 모녀의 관계를 통해 인간 삶의 진실성을 파헤친 여성연극에 나란히 출연, 열정연기를 펼친다.
이들은 산울림소극장이 19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신촌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엄마, 안녕'(Night, Mother)에서 모녀로 호흡을 맞추는 것.
미국의 여성극작가 마샤 로만의 희곡을 탤런트 윤여정씨가 번역, 방송작가인 김수현씨가 각색을 맡았으며 인간을 그리는 연출가 임영웅씨가 무대형상화한다.
손숙씨가 엄마 쎌마 케이츠, 정경순씨가 딸 제씨 케이츠역을 맡아, 절묘하게 짜여진 우울한 소나타같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지난 83년 초연 당시 앤 피토니액이 엄마역, `미저리'로 친근한 케시 베이츠가 딸 역을 맡아 화제가 됐으며 그해 퓰리처상을 받았다.
밝고 강한 성격의 어머니가 간질병을 앓고 있는 딸의 자살을 막기 위해 전전긍긍하다가 마지막 총성을 듣고는 진실을 깨닫는다는 것이 극의 흐름.
딸 제씨는 어느날 엄마에게 자살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혼자 남겨질 엄마를 위해 세탁기 사용법을 메모하고, 충분한 양의 케익을 준비하고, 엄마의 사탕병을 가득 채우는 등 세심한 준비를 한다.
엄마는 딸의 자살을 막아보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보지만 막을 수가 없다. 엄마와 딸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엄마는 어떤 말로도 딸을 붙잡지 못한다.
결국 제씨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다. 뒤이어 울리는 총성과 마침내 혼자 남겨진 엄마. 이제 엄마는 제씨가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을 인식하면서 막이 내린다.
따뜻한 감성과 불같은 열정을 동시에 지닌 손숙씨가 보여줄 슬픈 엄마, 외면적인 활달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정경순씨가 그려낼 고뇌에 찬 딸의 모습이 기대를 갖게한다.
연출가 임영웅씨는 "우리가 한 지붕 밑에 살고 있으면서도 얼마나 서로를 모르는가를 이 작품은 말해줄 것"이라면서 "단순한 모녀간의 이야기를 넘어서서 현대인의 대화단절과 소외의식을 함께 담을 계획"이라고 연출노트를 말했다.
공연시간은 화∼목요일 오후 7시 30분, 수 오후 3시‘7시 30분, 금∼토 오후 4시‘오후 7시 30분, 일 오후 3시. (02)334－5915.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