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여행가] 단돈 104만원으로 사하라 대탐험
기사입력 1998년 05월 10일 15시 26분
`사하라를 넘으면 IMF 해법이 보인다'
단돈 106만원으로 사하라 탐험에 도전하는 당찬 젊은이가 있다.
모험여행가 최권혁씨(29)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모리타니를 여행하기 위해 11일 대장정에 오른다.
오는 7월 중순에 돌아올 예정으로 떠나는 최씨의 배낭에는 슬리핑백, 버너, 코펠, 티셔츠, 북아프리카 지도와 자신을 사하라 사막으로 이끈 쌩떽쥐베리의 소설이 전부다.
그의 주머니엔 64만원짜리 서울∼마드리드(스페인)왕복 항공권과 현금 40만원만 들어있다.
여행 경비는 작년 11월부터 지난 4월초까지 호주에서 워킹 할리데이 비자로 농장 일을 해주며 번 것이다.
"어릴적 쌩떽쥐베리의 `어린 왕자'를 읽은 뒤부터 사하라 사막을 동경해왔습니다. 대학졸업 후 1년여간 출판사에 근무하기도 했으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통해 잃어버린 꿈을 찾기로 했지요."
최씨는 95년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어학연수를 거쳐 그해 11월에 첫 모험여행을 떠났다.
그는 태국∼말레이시아∼네팔∼폴란드∼헝가리∼체코∼독일∼영국∼프랑스∼스페인 등지를 여행했으며, 96년 5월부터 두달 동안은 북아프리카 모리타니의 누아디브에서 챠드의 은자메나까지의 횡단 탐험에 성공했다.
이번 모험여행 코스는 모로코의 탄제르∼페즈∼에로포드∼다데즈계곡∼자고라∼아가디르∼다클라∼라구아라를 거쳐 모리타니로 들어가 누아디브에서 네마까지 2천㎞.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는 평범한 도시에 불과해 코스에서 제외시켰다.
대신 세계 문화유산지로 지정된 현대문명 속의 중세도시 `페즈'와 한국영화 `인샬라' 촬영지로 사막 무역의 중심지였던 자고라, 사막을 주제로 한 할리우드영화의 주 촬영지인 와르자자떼, 120명의 남자 대장장이만 살고 있는 금녀의 땅 다데즈계곡, 중세의 삶을 살고 있는 모리타니카의 누아디브 등지를 일정에 넣었다.
여행은 주로 도보와 버스를 이용하고, 대중 교통편이 없는 다클라∼누아디브 500㎞ 구간은 `히치 하이킹'으로 해결할 계획이다.
최씨는 이번 여행이 끝나면 북아프리카 탐험여행 책자도 낼 계획이다.
"올 겨울엔 알제리∼튀니지∼잠비아∼이집트∼수단 코스를 탐험한 다음, 내년 봄에는 국산 차를 타고 사하라 사막 횡단에 도전하겠습니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