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앤아웃] 결혼식날 '게이'선언한 해프닝
기사입력 1998년 05월 10일 15시 25분
지난 93년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필라델피아'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톰 행크스가 "내 연기에 영향을 준 고교시절의 선생님이 바로 게이였다"고 수상소감을 발표, 세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게 `인 앤 아웃'의 태동배경이다.
`인 앤 아웃'에서도 톰 행크스의 실제상황이 그대로 재현된다. 소도시의 고교교사인 하워드(케빈 클라인)는 유명배우로 성장한 옛 제자 카메론(맷 딜런)의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수상장면을 TV로 지켜보다가 깜짝 놀란다.
바로 카메론이 "고교시절의 하워드 선생님에게 감사한다. 게이지만 내게 연기적 감성을 일깨워주신 소중한 분"이라고 수상소감을 얘기한 것.
학생들과 온 마을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더군다나 하워드는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상태. 함께 TV를 보던 약혼녀 에밀리(조앤 쿠삭)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이때부터 하워드의 `게이 진위'를 놓고 하워드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코믹 해프닝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해프닝의 절정은 하워드와 에밀리의 결혼식장. 성혼서약을 하던 하워드가 느닷없이 "나는 게이"라면서 결혼식장을 뛰쳐나가는 것.
결국 하워드는 제자들의 졸업식장에서 게이라는 이유로 교사직과 `올해의 교사'상을 박탈당하는데, 이때 카메론이 찾아와 오스카 트로피를 건네준다. 상큼한 감동을 안겨주는 이 영화의 백미장면.
`프렌치 키스'에서 멕 라이언을 유혹해낸 로맨티스트 케빈 클라인의 섬세하면서도 유머 넘치는 연기가 일품이고, 뮤지컬을 보는 듯한 경쾌한 리듬으로 영화를 이끌고간 프랭크 오즈 감독의 연출도 깔끔하다.
[이창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