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병] 어지럼증
기사입력 1998년 05월 07일 13시 45분
"어∼."
은행원 이모씨(42)는 물을 마시려고 벌떡 일어나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머리가 아득해지면서 어지러웠기 때문이다.
건강 체질인 데다 며칠전 받은 정기검진에서도 빈혈 증세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갑작스런 어지럼증은 이씨를 당황하게 했다.
`무슨 큰 병이 생긴 것일까?'
이씨는 실신한 듯 의자 등받이에 기대앉아 목덜미와 머리 이곳저곳을 닥치는 대로 만지며 걱정에 빠졌다.
IMF 한파로 세상이 어지러워지면서 어지럼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어지럼증의 증세는 아득함과 기절한 듯한 느낌, 머리가 빙빙 도는 의식의 혼돈이 있고, 시력 저하, 두통, 솜 위를 걷는 것 같은 착각 등 다양하다.
어지럼증은 흔히 머리라고 하는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평형 감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귓속 세반고리관의 이상에서도 비롯된다.
중추신경계 이상으로 의심이 가는 환자는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촬영(MRI) 등으로 검사해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한다.
또 귀에 질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면 몇가지 평형검사를 통해 귀의 어느 부분에 이상이 있는 지 확인하게 된다.
요즘 병원을 찾는 어지럼증 환자 가운데 `건강한 환자'가 많다.
정신적 육체적 피로와 많은 근심으로 인한 우울증 때문에 어지럼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이용배 과장은 "많은 환자들이 `큰 병에 걸린 게 아니냐'며 걱정스럽게 묻지만 대부분 안정과 적절한 약물치료, 증상에 따른 적당한 운동요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빙빙 돈다고 해서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런 걱정이 큰 병의 원인이 된다.
우선 몸과 마음을 편히 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기분전환을 하면 마치 천하의 명약(名藥)을 먹은 듯이 어느새 건강을 되찾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