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현씨] '말보다 작품으로 승부하는 작가 되겠다'
기사입력 1998년 05월 07일 02시 10분
"대상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얼떨떨합니다. 작가는 말보다 작품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대로 앞으로도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
제1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비구상 부문）에서 조각 `EARTH'로 대상을 수상한 신치현씨（30）는 `첫 도전'에서 최고상의 영예를 안은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 듯 침착한 어조로 소감을 밝혔다.
알루미늄을 재료로 사용한 `EARTH'는 알루미늄판 37개를 조각보처럼 이어 만든 커다란 타원형태의 작품으로, 타원은 지구의 변형된 모습이며 표면에 길게 난 금은 조각나고 파괴된 지구의 현실을 나타내준다.
"알루미늄은 주물공장에서 떴지만 판을 자르고 간 뒤 이를 볼트로 구멍을 뚫고 뒤에서 일일이 용접시켰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었어요. 전체 작품을 만드는데 꼬박 두달이 걸렸습니다."
신씨는 청동, 대리석 등 조각의 일반적 재료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알루미늄이 문명의 부산물일 뿐 아니라 금속의 차갑고 이지적이며 냉소적인 느낌이 주제와 잘 부합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
신씨는 홍익대 미대 조소과,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청색구조전', `시멘트와 미술의 만남전', `대화1 공간－조각전'등의 그룹전에 출품해왔다. 현재 홍익대 미대 조소과에 출강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