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총각거포'장가가면 소총수?
기사입력 1998년 05월 06일 14시 41분
"성형이 마저 시들시들해지면 큰일인데…."
현대자동차써비스 강만수 감독이 요즘 깊은 시름에 잠겨있다.
팀의 왼쪽 주포인 강성형（27）이 최근 결혼하면서 동부이촌동 합숙소를 벗어나 서초동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남자배구는 지난해부터 `결혼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거포로 손꼽히던 선수들이 장가만 갔다 하면 모두 `소총수'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결혼한 김성채（26） 구준회（25．이상 LG화재）는 98슈퍼리그에서 부진의 늪에 빠져 결국 감독교체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힘좋기로 소문만 `임꺽정' 임도헌（26．현대）은 지난해 결혼과 함께 아예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해버려 현대 강만수 감독을 곤혹스럽게 했다.
이같은 유부남 선수들의 잇따른 부진으로 `결혼은 배구선수의 무덤'이라는 우스갯소리 마저 나도는 실정.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경원대 방 열 교수（체육과）가 최근 한 논문에서 밝힌 "운동선수의 결혼 적령기는 29세"라는 주장이 딱 들어맞고 있는 것.
방교수는 "남자선수는 체력이 넘칠 때 운동에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결혼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일찍 결혼하면서 안정감을 찾아 기량이 향상된 선수들이 더 많다"면서 "`관리'만 잘하면 조기결혼이 오히려 득이 될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부선수 장윤희는 아직도 쌩쌩한데, 남자애들은 왜그래…."
한 남자실업팀 감독의 넋두리가 가슴에 와닿는 `결혼의 계절' 5월이다.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