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KBO프로야구 장사 'IMF대목' 노려라
기사입력 1998년 04월 10일 15시 22분
박찬호가 활약하고 있는 LA 다저스는 홍보력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92년부터 96년까지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한 비결은 PR작전이다.
이름이 없던 한양대 2년생 박찬호를 무려 120만 달러의 거액을 들여 입단시켰을 때 국내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처구니 없는 스카우트'라고 서슴없이 내뱉은 이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다저스의 철저한 상술을 예사로이 넘겼다.
고정 선발로 나선 지난해 박찬호는 16번의 홈경기에 등판했는데 박찬호가 출전할때는 대부분 한국인이긴 했지만 평균 6천명 가량이 더 입장했다.
이들이 입장료에 주차료, 음식값까지 매경기 1인당 20달러를 썼다면 다저스는 한해 192만 달러（약27억원）를 거뜬히 챙긴 셈.
다저스가 지난 8일 홈개막전에서 박찬호를 선발 기용한 것은 그의 엄청난 상품가치를 꿰뚫은 탓이다.
상대가 최하위로 꼽히는 신생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였기에 박찬호의 승리는 불을 보듯 뻔했고 여기에 열광된 70만 LA 교포들은 작년보다 더 뻔질나게 다저 스타디움을 찾을건 말할 필요조차 없다.
다저스는 `찬호 상품'하나로 올해 200만 달러 이상을 챙기게 된다.
11일 개막되는 국내 프로야구는 IMF 한파가 관중동원에 긍정적, 혹은 반대로 작용할지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다소 비관론으로 기울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팔짱을 끼고 있다.
관중은 지난 96년 450만명에서 97년 390만명으로 크게 줄었기에 올해마저 감소된다면 흥행에 큰 위기를 맞는다.
대량 해직사태로 5월들어 실업자가 200만명을 넘어서는 것은 프로야구로서는 호재일수도 있다.
이들의 발길을 등산로에서 운동장으로 끌어들인다면_.
입장료가 싸지고 볼거리가 풍성해진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지금 80％의 폭탄세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판에 KBO는 웬일인지 지난해의 입장료（일반 5천원）를 고수하고 있다.
단체 할인요금도 검토하다가 없던 일로 했다.
4천만이 한몸으로 겪는 IMF 시름은 박찬호나 국내 프로야구가 아니면 그나마 씻어내기도 힘들다.
막 테이프를 끊지만 지금이라도 KBO나 구단 관계자, 선수단은 화끈한 승부와 마케팅으로 `관중 끌어안기'에 발벗고 나서야 할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