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성공담] 손바느질 양복점 '호황'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기존의 재래식 양복점이 불황을 타는 가운데 한 젊은 사장의 독특한 경영기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손바느질 양복점의 황상연 사장（28）은 말투나 모습은 `앳되지만' 지난 4년간 연평균 매출을 50％ 이상 신장시켜 `경영귀재'로 떠올랐다.
그의 경영스타일은 능동적이고 공격적이다.
그가 불황타개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차별적 마케팅 전략'은 제품실명제, 리콜제, 헌양복의 보상판매제, 비수기 가격인하 및 꼼꼼한 손바느질 고집 등.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의 그의 양복점에서는 제일모직, 경남모직 등 고급원단을 사용하면서도 일체 하청을 주지 않고 전속 기술자들이 직접 생산,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맞춤가격은 25만원에서 50만원선.
양복점 입구에는 기술자 10여명의 사진과 경력이 부착된 대형 안내판이 전시돼 고객 서비스를 책임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만약 고객의 클레임이 들어오면 그 옷을 만든 기술자의 급여는 삭감된다.
양복리콜제는 양복의 단점이 발견됐을 때 즉시 다시 맞춰주는 고객서비스제도로 그는 `고객은 왕'이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양복점앞에 `헌양복을 가져오면 5만원을 보상해서 양복 한벌을 맞춰준다'는 홍보전단을 내붙였는데 길가는 사람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는 귀띔이다.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찾는다'는 그의 경영철학에 맞게 그는 비수기인 여름철에는 가격을 20％ 정도 할인하거나 인근 아파트단지를 찾아 열쇠구멍에 일일이 광고전단지를 매달아놓아 고객유치에 발벗고 나선다. 그의 경영비법이 소문나자 제일모직의 영업전략팀 간부들이 방문, 그 비법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도 있다.
그는 이같은 경영비법으로 지난해엔 50％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불황에도 불구, 50％의 신장을 목표로 정해놓고 있다.
삼육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때 남대문 의류상가에서 점원으로 활동하면서 최고 판매고를 올리는 등 `장사에 남다른 비법'을 터득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박리다매다.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