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혜] '미인보다 최고연기자 찬사 듣고파'
기사입력 1998년 04월 02일 14시 47분
자타가 공인하는 미녀 황신혜에게 `아줌마'란 호칭은 생경하게 느껴지지만 2일 크랭크 인된 강우석 감독의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시네마서비스 제작)에서 그녀는 아줌마역에 도전하고 있다.
"생과부 역할이 어울릴 것같냐"는 질문에 황신혜는 "그러면 제가 삼류배우 같아요"라고 반문한다. 여균동 감독의 `죽이는 이야기'에서 삼류배우역을 맡았을 때도 똑같은 종류의 질문을 받았다는 것.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연기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황신혜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IMF 한파로 졸지에 대기발령 상태에 놓인 남편을 보고 분노를 금치못하는 주부 이경자 역이다. 기업체를 상대로 일밖에 몰랐던 남편 때문에 `생과부'처럼 지냈던 자신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소란을 피우는 당찬 여자다.
황신혜가 `죽이는 이야기'에 이어 다시 코미디 영화를 선택한 것은 다소 의외란 생각을 갖게 하지만 그녀를 잘아는 사람들은 "황신혜는 정말 재미있는 여자"라고 말하면서 코미디적 재능을 인정한다.
많은 사람들이 황신혜와 대화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비꼬임이 없는 솔직하고 직선적인 그녀의 성격 때문. 황신혜의 간단명료한 대화법은 30대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너무나 X세대적이다.
예를들어 "최고미인이란 찬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의례적인 겸손의 대답 대신 "부모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의 스태프들은 시나리오상에 표현되어 있는 주부 이경자의 순수하고 때론 엉뚱하게 느껴지는 개성들이 황신혜의 실제 캐릭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자신한다. 평소 유머감각이 풍부하기로 소문난 강우석 감독 못지않게 황신혜에게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는 것.
크랭크 인 이전에 강감독과 2차례 미팅을 가진 황신혜는 손발이 잘맞을 것같은 감을 잡았다고 말한다.
"강감독의 현장 촬영진행 속도가 무척 빠르다고 들었어요. 촬영이 늘어지면 스스로도 긴장이 풀어지곤 하는데 강감독과는 스타일이 잘 맞을 것같아요."
[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