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운재] TK방어 '신의손'
기사입력 1998년 03월 31일 15시 08분
`환상의 11m 예술.'
수원 삼성 GK 이운재（李雲在．25）의 가슴이 터질듯 부풀어 오르고 있다.
페널티킥 방어에서 한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이운재가 올시즌부터 채택된 프로축구 아디다스코리아컵 페널티킥 승부에서 격정의 그라운드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
삼성의 초반 3연승 질주는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승부차기로 판가름 난 지난달의 대우전（21일）, 현대전（25일）, 대전전（28일）에서 그는 11m 예술의 극치를 선보여 수원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대우전에서 2차례 승부차기를 막아낸 그는 현대전에서도 마지막 키커의 볼을 쳐냈다.
이때만 해도 축구인들이나 팬들은 "페널티킥은 운이다"며 단순하게 치부하는 경향이었다.
그러나 이운재는 대전과의 경기에서 실력임을 분명히 했다.
얼굴에 잔잔한 미소까지 띤 그는 키커들을 어린애 어르듯 하며 2명의 킥을 막아냈다.
13차례의 킥중 6번을 무력화시킨 그의 승부차기 방어율은 무려 46％다.
골라인에서 불과 11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의 킥을 막아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침착성이다.
뛰어난 순발력과 센스를 지닌 그는 항상 자신감을 갖고 승부차기에 임하고 있다.
삼성 김 호 감독은 "워낙 침착해 키커의 킥을 일정방향으로 유도하는 경향까지 있다"며 "지난 겨울 엄청난 훈련을 소화한 만큼 PK 뿐 아니라 정규 경기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보일 것이다"고 극찬했다.
GK로서는 다소 작은 1m82인 그는 94년 미국 월드컵 독일전（후반 45분）에서 뛴 바 있다.
[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