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아그네스] '흥행보증 수표' 또 무대 오른다
기사입력 1998년 03월 29일 16시 20분
극단 실험극장(대표 안영주)의 고정 레퍼토리인 `신의 아그네스'(존 필미어 작, 윤석화 번역, 윤우영 연출)가 봄바람을 타고 다시 무대에 오른다.
31일부터 4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는 것.
이 작품은 지난 83년 지금은 없어진 운니동 실험극장에서 초연, 폭발적인 관객동원으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으며 이후 몇차례에 걸쳐 앙코르 공연되기도 했다.
아그네스 수녀가 아이를 낳아 탯줄로 목을 감아 죽여 휴지통에 버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수녀원을 배경으로 신에 대한 갈구와 인간의 세속적인 번민을 담고 있다.
믿음이 고갈된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는 인간과 신과의 상호관계를 통해 인간의 내면속에 숨겨져 있는 영원한 순수를 그려내고 있는 것.
연출가 윤우영은 "때로는 미스터리한 극적 수법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의 경지로 이끌어내는 극적상황 등 정통연극이 느낄 수 있는 묘미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주인공 아그네스는 미녀 탤런트 김혜수가 맡아, 처음으로 연극무대에 등장한다. 건강미와 관능미가 넘치는 김혜수가 고뇌하고 갈망하는 아그네스의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어떻게 형상화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닥터 리빙스턴에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연극무대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연운경이 출연, 극을 이끌어 가는 힘있는 연기를 펼친다.
원장수녀 미리암 루스는 다양한 연기를 구사하고 있는 양희경이 맡았다. 그는 원장수녀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적인 이미지－근엄하고 엄숙함만을 추구하는－를 탈피하는데 주력할 예정.
아그네스에게 일어난 일을 은폐하려는 음흉함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인간 원장수녀를 그려내겠다는 것.
한편 이 무대는 실험극장을 이끌다 지난 96년 타계한 고 김동훈을 기리기 위한 연극상 제정, 기금마련 공연이기도 하다. 평일 오후 5시, 8시. 토 일 오후 3시, 6시 .(02) 764_5262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