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못 말리는 브래디'...롯데 애간장 타
기사입력 1998년 03월 27일 06시 16분
"브래디는 못말려."
롯데는 외국인 선수 덕 브래디（29） 때문에 울고 웃었다.
브래디는 스위치히터로 빠른발과 탄탄한 유격수 수비를 겸비해 1번과 주전유격수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 11만달러（약 1억5천만원）라는 거금을 주고 영입한 선수.
하지만 지난 25일까지 3차례 시범경기서 타율 1할1푼1리（9타수 1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
좀체 진루를 하지 못해 홈에서 1루까지 가는데 3.8초밖에 걸리지 않는 준족도 무용지물.
`골칫덩어리' 브래디가 화려하게 변신한 것은 26일 부산 한화전.
브래디는 1회말 우측 펜스상단을 맞히는 2루타포함, 3타수 3안타 1타점 4구 1개를 기록하는 완벽한 타격솜씨를 선보였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브래디의 방망이가 불을 뿜자 뛸 듯이 기뻐했으나 문제는 오히려 빠른발.
브래디는 3회말 좌전안타로 진루한뒤 도루를 노리다 한화 투수 이상목의 견제구에 걸려 객사했다.
5회말에는 좌전안타뒤 도루실패.
이쯤되니 롯데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
브래디는 자존심이 상했던지 8회 4구로 출루한뒤 2번 김민재가 중견수 플라이를 치자 이내 과감히 언더베이스를 시도, 2루에 안착하는 `원맨쇼'를 보여줬다.
평소 "Watch me run（나의 달리기를 보시오）"을 되뇌던 브래디는 덕아웃을 보며 의기양양.
하지만 롯데 김용희 감독은 그의 과감함에 가슴만 졸였다.
[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