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 푼수데기로 변신 '나 맞아?'
기사입력 1998년 03월 18일 15시 17분
"저 여자, 김미숙 맞아?"
김미숙의 `놀라운 둔갑'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SBS TV 새 주말극 `사랑해 사랑해'(극본 박정란．연출 이장수)에서 보여주고 있는 김미숙의 `귀여운 푼수' 연기가 시청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MBC `사랑'에서 장동건과 죽자사자 비련의 사랑을 펼쳤던 멜로전문 배우 김미숙이 밉지 않은 구박덩이로 깜짝 변신한 것.
일단 김미숙의 극중 이름부터가 히트다. 김미숙 자신도 처음 섭외받는 자리에서 이름부터 보고 놀랐다는 그 이름 `조봉자'.
4회까지 방송된 내용을 추려보면 `조봉자 김미숙'의 진가가 나타난다.
전처와 정리도 안된 아이 딸린 홀아비(이덕화)와 살면서 식(결혼식)도 안올려 준다고 집까지 뛰쳐나오더니, 시어머니 눈치보는 언니(고두심) 집에 들어가 더부살이다. 그런데 더부살이의 요건(?)이 눈치보는 건데 `이 조봉자 사전에는 눈치가 없다'. 아침에 화장실앞 줄서기도 김미숙 탓, 집안일 안되는 건 모두 김미숙 탓.
데뷔 후 이렇게 `튀는 역'을 해보기도 처음이라고.
"처음 섭외가 왔을 때 `이걸 어떻게'하며 못한다고 했어요. 제작진이 제 고정 이미지의 `역'(逆)을 원한 것같은데, 이장수PD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거예요. 정말 평소의 세배는 힘들어요."
이왕 하는 것, 김미숙은 그동안 트레이드 마크였던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생웨이브머리를 퍼머로 절단냈다. 옷도 `루비나 오경애 F콜렉션' 등 유명 의상실의 협찬을 받아 화려한 원색의 정장 실내복으로 무장했다.
"아직 걱정이에요. 이덕화선배가 잘 이끌어 주지만, 더이상 튈 생각은 없고 적당히 튀겠어요."
`조봉자가 혹 진짜 김미숙 아니냐'는 오해까지 받지만, 19년 연기 관록의 노련한 중용의 도다.
[이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