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실력 고속성장 밑거름
기사입력 1998년 03월 11일 14시 58분
@…중국 북경사범대 제2부속중학교 2학년인 송광우군（14）은 아버지（송훈천．현대자동차 북경사무소 지점장）를 따라 4년전 중국에 왔다.
광우군은 또래 친구들이 그렇듯 스포츠를 참 좋아한다.
박찬호를 좋아하고 NBA（미프로농구）를 훤하게 꿰뚫고 있는가하면 웬만한 빅스포츠는 빠짐없이 챙겨보는 열성파다.
지난 8일 아버지와 함께 전북 현대의 중국방문에 맞춰 태안에 온 광우군은 구단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멋쩍은 듯 어려운 요청을 해왔다.
"중국인 친구들이 김정남 감독님 사인좀 꼭 받아달라고 난리예요."
사실 중국엔 `김정남 열풍'이라고할 만큼 루능타이샨팀 사령탑에 오른 김감독에 대해 관심이 높다.
광우군이 소개하는 중국의 축구인기는 대단함 그 자체다.
올해로 출범 5년째인 프로축구엔 매경기 3만∼4만명의 관중이 운집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제생활에서 느끼는 열기는 이보다 더하단다.
"제 친구들은 중국프로축구는 물론 한국프로축구 10개구단의 선수들 이름까지 줄줄이 꿰고 있어요.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말할 나위없고 이번에 온 전북팀의 후보선수까지 자세히 알고있어요."
중국에선 프로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청소년들의 꿈이라고 한다. 프로축구선수로 대성하면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불만은 단 하나. 국가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2개월간의 이곳 생활을 통해 한 김정남 감독은 확신한다.
"중국축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높은 축구 열기만 밑바탕을 이룬다면 실력도 금방 좋아지지 않겠어요? 어쩌면 이번 다이너스컵에서 중국이 일본을 꺾은 것도 프로축구의 비약적 발전과 결코 무관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한－중－일 3개국중 프로축구 열기가 가장 떨어지는 한국이 머지않아 일본에 이어 `중국'에도 추월당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태안（중국）＝최성욱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