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박공선 한라봉 우뚝... 진로 조범재 3대1로 메쳐
기사입력 1998년 03월 09일 03시 09분
`모래판의 공자' 박공선（27．LG증권）이 대망의 `한라봉'을 정복했다.
박공선은 8일 양평체육관에서 벌어진 98양평장사씨름대회 3일째 한라장사（100㎏ 미만） 결정전에서 다양한 기술을 마음껏 선보이며 프로 2년생 조범재（진로）를 3대1로 꺾어 감격의 헹가래를 쳤다.
지난 93년 12월 프로입단 이후 작년 4월 충주대회와 7월 울산대회서의 2위가 최고성적이었던 박공선은 이로써 3번째 정상 도전끝에 꽃가마에 오르는 영예와 함께 5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박공선은 첫판시작 4초만에 선제공격을 시도하는 조범재를 들배지기로 꺾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첫판을 쉽게 따낸 박공선은 둘째판 시작과 함께 들배지기에 이은 밀어치기로 조범재를 공략하다 중심이 흔들리는 사이 4초만에 조범재에게 잡치기를 당해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러나 경기경험에서 조범재를 앞서는 박공선은 셋째판에서 1분37초 동안의 접전끝에 재치있는 밀어치기로 승리해 고비를 넘긴 뒤 넷째판서는 조범재가 들기를 시도하던 15초쯤 옆뒤집기로 조범제를 쓰러뜨려 만세를 불렀다.
한편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송왕진（상비군）은 16강전에서 남동우（LG증권）에게 패해 탈락했고 통산 7번째 우승을 노리던 `기술씨름의 달인' 이기수（LG증권）는 부상으로 16강전에서 기권했다.
◇박공선 일문일답
93년말 프로데뷔 이후 한번도 `최고의 자리'에 올라보지 못해 `만년 2위'라는 달갑지 않은 닉네임을 얻어야 했던 박공선.
그러나 올시즌의 개막전인 양평대회에서 한라봉을 정복함에 따라 이제는 누구도 그를 `2인자'로 부를 수 없게 됐다.
－둘째판 도중 갑자기 주저앉은 이유는.
▲긴장탓인지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서 그랬다.
－프로데뷔 이후 첫번째 우승인데 소감은.
▲개인의 영광보다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속팀 LG증권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한다는 각오로 훈련을 해왔다. 모든 영광을 팀에 돌리겠다.
－500만원의 상금이면 적지 않은 돈인데.
▲고향 구례에 계신 어머니（양재순씨．59）에게 모두 보낼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