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호씨] 검열철폐-사무실 확보 임기내 반드시해결
기사입력 1998년 02월 22일 15시 50분
만화가 이두호씨(55)가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이라는 `감투'를 쓴지 한달이 됐다.
지난달 23일 권영섭 전 회장에 이어 임기 2년의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이씨는 "IMF 한파 때문에 협회일을 꾸려나가기 힘들 정도로 어렵지만 검열철폐 등 만화가들의 현안문제는 임기중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_회장직을 맡은지 벌써 한달입니다.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더군요. 특히 협회 재정문제가 그래요. 그동안 회원들의 회비와 외부 스폰서의 지원으로 사무실을 꾸려왔는데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_밖에서는 회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전체회원 450여명 가운데 한달에 5천원 하는 회비를 납부하는 사람들이 80∼150여명에 불과합니다. IMF 한파 때문이기도 하겠고, 또 만화가들이 대체적으로 `개성'이 강해 결집이 잘 안되는 면도 있다고 봅니다. 회장이 나서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겠지요.
_만화가들을 결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저를 부르는 자리는 어디든 달려가고 있습니다. 젊은작가모임, 여성작가모임, 그리고 동아리 소모임에까지 달려가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그럽니다.
_임기중에 반드시 `이것만은 해야겠다'는 것이 있으시겠지요.
▲검열철폐지요. 지난해 여름 만화사태 때 극명하게 드러났지만 검열철폐는 만화가들의 지상과제예요. 당장 협회 사무실을 확보하는 문제도 시급합니다. 지금 서울 아현동의 사무실은 모 기업에서 편의를 봐주어 거저 쓰고 있는데 연말에는 비워줘야 합니다.
_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도 공약으로 일본문화 개방을 들고나온 마당이라 이제 일본만화 수입은 막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일본만화 수입은 기정사실이에요. 사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국만화 입장에서는 막막합니다. 그렇다고 수입불가라고 소리쳐봐야 시대착오적인 주장이 될테고.
_대안은 없습니까.
▲일본만화와 경쟁하려면 만화가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풀어줘야 합니다. 검열의 족쇄를 풀어줘야 만화가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경쟁할 수 있어요. 상상력이라는 무기를 빼앗고 일본만화와 싸우라면 만화가들은 질 수 밖에 없잖습니까.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