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짠순이] '티코' 타는 억대연봉 스타가족
기사입력 1998년 02월 15일 15시 16분
축구스타 신태용씨(28．천안 일화) 부부는 요즘 허리가 부쩍 가늘어졌다.
스타도 피해갈 수 없는 IMF한파를 슬기롭게 넘겨보자는 다부진 계획을 세우고부터다.
방법은 `무기한, 무한정, 무차별'적인 절약.
제1단계로 빨간색 `애마' 카프리를 처분키로 했다.
3년동안 애지중지해 온 외제 스포츠카다.
희망자만 나타나면 파격적인 가격에라도 넘길 참이다.
대신 부인 차영주씨의 `국민차' 티코를 함께 쓰고 있다.
부인이 케이블TV `LG 홈쇼핑'의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어 기동력이 필요하지만 서로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이제 신씨네 티코는 억대(1억3천600만원) 연봉자가 타는 국내 최초의 최소형 승용차로 등록될 지도 모른다.
첫 아기 출산 준비물에 들 예산은 아예 책정도 하지 않았다.
가을이면 태어날 아기의 옷을 부인 차씨가 직접 만들어 입히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차씨는 얼마전부터 바느질 공부를 시작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수예점으로부터 솜씨를 전수받고 있는데 물론 공짜다.
이불과 외출복에 장난감까지도 모두 만들어 줄 계획이란다.
덕분에 묵혀뒀던 재봉틀도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게 됐다.
생활속의 사치성 거품도 싹 걷어냈다.
아는 사람 많은 덕분에 1주일에 5회이상 하던 외식을 1∼2회로 줄였다.
쇼핑을 1주일에 1회로 몰았고, 그나마 백화점 셔틀버스를 이용하며 기름값을 아낀다.
생수 대신 수돗물을 끓여 먹는 것은 기본이다.
차씨의 노력에 신씨도 한가지 큰 결심을 했다.
술을 끊기로 한 것이다.
합숙훈련이 많고 경기가 잇따르기에 마실 기회는 별로 없지만 휴일이나 휴가 중에 마시던 스트레스 해소용 맥주도 완전히 끊고 지낸다.
"아기를 가진 덕분에 퍼머를 할 수 없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요. 퍼머비도 만만찮거든요."
차씨의 말투에선 자린고비로 돌변한 한 주부의 지독스러움이 느껴진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