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성] '중원 해결사'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시드니(호주)=본사 국제전화] 한_일전의 영웅 이민성(李敏成.25.대우)이 월드컵축구팀의 아킬레스건인 '중원 해결사'로 뜬다.
그동안 찰거머리 마크맨(스토퍼)으로 성가를 드높였던 그가 차범근 감독의 주문에 따라 호주전지훈련을 통해 플레이메이커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민성은 지난 7일 뉴질랜드전에 이어 11일 호주와의 평가전에서도 중원지기로 연속 출격, 매끄러운 게임리딩과 적절한 공_수 완급조절로 '전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그동안 유상철 윤정환 고종수 서동원(대전) 최성용 등 다양한 카드를 시험하고도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못해 고민해왔던 차감독으로선 이민성이 가뭄끝에 찾아온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사실 플레이메이커 만큼 어려운 자리도 없다.
책임구역이 너무 넓을뿐아니라 공격과 수비를 두루 커버할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기 때문.
강인한 체력은 기본이고 기동력과 함께 공격력 수비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
이민성의 전진배치는 수비를 강조하는 차범근식 실리축구에서 비롯됐다.
즉 월드컵 본선과 같이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속빈 강정마냥 공격위주의 화려한 플레이를 벌이기보단 '골을 안 먹으면 최소한 동점'이란 실리 전법이 월드컵 1승작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차감독이 플레이메이커에 그동안 공격형보다는 수비형을 선호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지난해 8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서 '살아있는 신화' 호나우도를 꽁꽁 묶을만큼 악착같은 수비력을 자랑하는 이민성은 고교때까지 스트라이커로 잔뼈가 굵을 정도로 공격력도 뛰어나다.
또한 1m82, 75㎏의 탄탄한 체격에 몸싸움에서 뒤지지않고, 지칠줄 모르는 체력도 갖추고 있어 차감독이 요구하는 '파워 미드필더'로서 이상적인 모델로 꼽히고 있다.
이민성은 "내가 필요하다면 어느 포지션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며 투지를 보였다.
[최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