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코트의 방랑자 '늦바람'
기사입력 1998년 02월 01일 15시 36분
`방랑 농구선수' 김현주（1m75）가 30세의 나이에 뒤늦게 농구인생의 꽃을 피우고 있다.
프로농구 대전 현대의 김현주는 지난 시즌까지 라이벌팀인 수원 삼성에 적을 뒀던 선수.
그러나 원년시즌에 단 4분30초간 코트를 밟아봤을뿐 후보신세를 면치 못하다 오프시즌에 광주 나산으로 쫓기듯 옮겨가야 했다.
나산에서도 제자리를 찾지 못해 은퇴 위기에까지 몰렸던 김현주는 현대 벤치의 용단에 의해 올시즌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해 12월25일 정경호（2@3）와 전격적으로 맞트레이드돼 현대 유니폼을 입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꺼꾸리와 장다리의 교환'으로 불리는 이 트레이드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대측이 큰 손해를 본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있었지만 현대 신선우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보조 포인트가드 역할의 `식스맨'으로서 김현주의 높은 활용가치를 확인한 것.
신선우 감독은 지난달 31일 삼성전서 김현주를 스타팅멤버로 기용하는 `대모험'을 단행했다.
`특급 포인트가드' 이상민을 슈팅가드로 돌려 득점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선두팀 현대를 리드하는 중책을 맡은 김현주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 그를 믿어준 신선우 감독에게 보답했다.
포인트가드로 활약한 1,2퀴터서 김현주는 뛰어난 피딩능력으로 이상민과 맥도웰에게 완벽한 찬스를 제공하는 한편 포문을 여는 3점슛까지 곁들이며 5득점 1어시스트 2인터셉트의 짭짤한 활약을 펼친 것.
특히 1쿼터 5분40초에 터진 3점포와 2개의 인터셉트는 이날의 승부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것이었다.
`친정팀'의 심장에 비수를 꽂은 김현주는 현대가 2쿼터까지 54_36으로 크게 앞서 승리를 사실상 확정짓자 유도훈과 임무를 교대하고 벤치로 돌아왔다.
현대는 올시즌 삼성과의 전적에서 1승2패로 열세를 보여 선두팀의 자존심이 크게 손상됐다.
그러나 현대는 김현주의 수훈으로 지난달 31일 라이벌 삼성에 통쾌한 복수극을 펼쳐 남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경기서도 `김현주 카드'를 수시로 뽑아들 전망이다.
[조석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