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차감독가족 전화번호 바꾼 이유
기사입력 1998년 01월 23일 15시 01분
@…최근 월드컵축구대표팀 차범근（車範根．45） 감독의 집 전화번호가 바뀌었다.
"전화번호 바꾸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차감독 가족들에게는 예삿일이 아니었다.
`말이 많으면 탈이 많듯' 집으로 걸려오는 숱한 전화속에는 달갑지 않은 것도 많았다.
차감독을 흠모한 나머지 피로를 없애주는 `신비의 명약'을 보내주겠다는 사람, 월드컵 결승에 오르는 비법을 알려줄테니 만나달라는 사람, 미드필더 전술을 가르쳐주겠다는 사람 등….
심지어 술마시고 전화하는 사람이나 신문기자를 사칭해 차감독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하는 극성팬들도 생겼다.
그나마 이 정도는 약과다. "기도 중에 차감독에게 가보라는 계시를 받았다"며 돈을 꿔달라는 사람까지 있었단다.
한두번이야 `유명세'려니 하고 웃어 넘길 수도 있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걸려오는 황당한 전화에는 아시아축구를 평정한 차감독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작년 월드컵 최종예선 때부터 이런저런 괴전화에 시달려온 차감독의 부인 오은미씨는 "일부 극성팬들 때문에 꼭 필요한 전화를 해야 할 사람들까지도 당분간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같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