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미국행 지연 폭로 '양키스 개입'
기사입력 1998년 01월 21일 13시 17분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입단을 눈앞에 두었던 이상훈이 돌연 메이저리그측의 `잠정 보류（temporary freeze）'에 묶이게 된 것은 양키스의 강력한 항의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의 극동담당 책임자인 레이 포이트빈트씨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본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상훈은 우리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그러나 과거에도 외국 선수 스카우트시 다른 구단의 방해로 선수를 놓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포이트빈트씨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공정한 경쟁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오래도록 공을 들였고, LG 구단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마당에 재력만 믿고 선수 쟁탈전에 끼어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양키스를 빗대놓고 비난했다.
포이트빈트씨는 "우리가 의혹을 가진 것은 구랍 18일 커미셔너 오피스에 보낸 신원조회서가 아직도 KBO에 도착하지 않은 점"이라면서 "다른 구단, 특히 양키스가 이상훈의 보스턴행에 이의를 제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무국의 집행위원 빌 머레이씨도 "다른 구단에서 이상훈이 유독 보스턴과만 계약을 하는데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확인하면서 "그 구단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키스는 작년 지바 롯데 말린스로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이적이 결정된 이라부를 자유 계약 선수로 풀어야한다고 이의를 제기한 끝에 결국 자기 팀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었다.
양키스는 이번에도 쓸만한 왼손잡이 투수 이상훈이 아메리칸 리그 동부조 라이벌인 보스턴에 입단한다는 소식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포이트빈트씨는 "혹시 이상훈이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해도 LG와 KBO측과 우리가 쌓아놓은 신뢰를 믿는다"면서 "그러나 시기적으로 빨리 이 문제가 해결돼 이상훈이 보스턴의 좌완 선발로 뛰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상훈의 보스턴행에 대해 LG와 보스턴의 의견이 일치하는데다 KBO에서도 협조를 약속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상훈의 스카우트에 한국측의 강경한 입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LA=민훈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