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니게임기로 애인과 '가상데이트'
기사입력 1998년 01월 20일 15시 33분
미니게임기로 애인과 `가상데이트'를 나누는 커플이 늘고 있다.
이 게임기는 애인을 만나지 못하는 동안 게임기로 언제든지 가상데이트를 즐기는 것은 물론 애인이 없는 `외기러기'들도 가상 애인과 데이트를 할 수 있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신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구분돼 있는 이 게임기는 애인끼리 하나씩 사서 취미, 받고 싶은 선물, 좋아하는 운동과 음식, 원하는 데이트, 사랑표현 방법 등을 입력해 서로 교환한 뒤 헤어져 지내는 동안 돌보도록 하는 것.
두사람은 다시 만나는 날까지 게임기 화면속의 주인공을 애인으로 생각하며 가상 데이트를 즐긴다.
화면속의 애인이 1시간 간격으로 호출음을 낼 때마다 실제로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테니스도 친다.
데이트를 성실하게 하면 애정지수가 높아져 애정표현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지만 소홀히 해서 애인을 토라지게 하면 라이벌이 나타나 두사람의 관계는 끝장난다.
한지섭군（20．서울대 2년）은 "실제 여자친구를 대하듯 정성을 다한 덕분에 화면속 애인과 키스까지 해봤다"며 "여자친구와 만나 말했더니 수줍어하면서도 좋아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일정시간 이상 가상데이트를 즐기고 나면 게임기에 붙어 있는 무선데이터 송수신기로 애정궁합도 알 수 있다.
궁합이 좋은 커플은 액정 화면에 10여개의 하트가 떠오르지만 궁합이 나쁜 커플은 시커먼 화면만 뜬다.
서울 종로에 있는 팬시점의 김형주 대리는 "지난해말 출시된 가상데이트용 미니게임기 `로미 앤드 줄리'는 20대 초반의 연인들이 2개를 세트로 사가는 경우가 많다"며 "밸런타인데이（2월14일） 때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는 여성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