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당선자] 솔직, 유머 TV대화
기사입력 1998년 01월 19일 00시 57분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18일 오후 7시부터 2시간동안 전국에 생중계되는 가운데 진행된 `국민과의 TV대화'에서 특유의 위트와 유머를 섞어가며 질문에 답하고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김 당선자는 "요즘 웃고 싶어도 국민들이 고통 당하고 있는데 한심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웃지도 못한다. 4천500만이 한번 같이 웃자"며 폭소를 유도하는가 하면, "제 건강이 이렇게 좋은 건 아마 다른 사람들이 악선전을 하고 다닌 덕분인 것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 당선자는 대통령을 `각하'로 부르는 관행에 대해 "선생을 `선생님'이라 하고 미국에서도 대통령을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칭하 듯이 이제부턴 `대통령님'으로 부르면 어떻겠느냐"고 제의했다.
또 `직장인들은 월급을 반납하거나 삭감 당하고 있는데 대통령에 취임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청와대에 들어가면 먹여주고 재워주는데 무슨 돈이 필요하겠느냐"며 "아직 대통령의 월급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뜻있게 쓰는 방법을 찾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또 탤런트 유동근씨가 TV 드라마 `용의 눈물' 중 태종 이방원을 예로 들며 친인척 비리 척결에 대해 질문하자 "친인척들은 제가 대통령에 당선돼 그동안의 감시와 불이익에서 벗어난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며 "하지만 친인척 관여 금지법을 만들어 문제의 소지를 없애겠다"고 다짐하기도.
이와 함께 김 당선자가 관공서에 대통령의 사진을 걸지 못하도록 한 이유에 대해 "전국민 가운데 제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재임 중 평가받는 대통령보다는 물러난 뒤에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