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올해는 전지훈련 안한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8일 15시 46분
해태가 해외 전지훈련에 이어 제주도 전지훈련마저 전격 취소했다.
해태 최윤범 이사는 17일 "당초 제주 탐라대 운동장에서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었으나 열악한 시설과 날씨, 과다한 지원금 요구 등으로 별 실효가 없을 것으로 판단돼 전지훈련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해태는 일체의 전지훈련없이 광주구장에서 올겨울 훈련을 치르게 됐다.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지훈련이 취소되기까지는 날씨 등 표면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김응용감독의 거부가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용감독이 내세우는 이유도 바람과 비가 많은 날씨와 나쁜 운동장 조건.
그러나 작년말 환율 폭등의 여파로 해외 전지훈련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구단에 김감독이 먼저 전훈장소를 제주도로 변경하자고 건의한 점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없다.
그간 구단과 대립하면서 쌓여온 감정이 폭발해 전훈 거부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정설.
김감독은 그동안 자신의 의견을 무시한 조계현－이종범의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영입 철회 등으로 감정이 상한데다, 구단이 일방적으로 업무를 추진해온데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실제로 해태는 전훈 일정을 잡아놓고 감독에게 통보하지 않은채 코치들에게 훈련장소 답사를 요청하는등 예정대로 추진하려고 했으나 김감독이 뒤늦게 "갈 필요없다"고 밝혀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
자금 사정악화와 주전 선수 누출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해태의 발걸음이 감독－프런트의 불화로 더욱 무거워진 셈이다.
[함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