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취업못한 졸업반 학생들 '잠수'
기사입력 1998년 01월 14일 15시 43분
취업빙하기를 견디다 못한 졸업반 학생들이 `잠수'를 시작했다.
`잠수족'들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기 위해 호출기도 정지시키고 외출마저 삼가하는 등 머리카락 보일까 꽁꽁 숨어 있다.
이들이 잠수하는 이유는 `후배들에게 취직도 못하는 능력없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왠지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이미 취직한 친구들의 꼴도 보기싫어' 등 각양각색이라고.
이들 잠수족들은 그래도 한가지 채널은 열어놓고 있다.
`동병상련'이라고 같은 처지의 잠수족들끼리는 `물밑 연락망'을 가동해 취업관련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고 서로를 위로해 준다고.
일부 여성잠수족인 `해녀족'들은 취업전선에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서기 위해 성형수술이나 다이어트작전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진선양(S대 생물학과)은 "잠수한 김에 쌍꺼풀수술을 했는데 부기가 잘 가라앉지 않아 이래저래 잠수기간이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잠수족들은 다가오는 설을 가장 부담스럽게 여긴다.
집안에 모이는 친지들마다 측은한 눈길로 취직걱정을 해주기 때문이다.
[이명선 명예기자(삼육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