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잘고친 헌옷 한벌 열 새옷 안부럽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4일 15시 43분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이경원씨는 지난 8일 어머니와 함께 (주)신원이 운영하는 명동 이지클럽 `예스코너'를 찾았다. 지난 96년 가을 어머니가 구입한 원버튼 스타일의 `크로와제' 투피스 바지정장을 수선하기 위해서다.
이제 어머니가 소화하기 부담스러워지자 이씨가 물려입기 위해 바지와 소매 길이를 늘리고, 허리와 어깨폭을 줄였다. 총 비용은 2만8천원. 새로 사려면 33만6천원이 드는 옷을 2만8천원에 장만한 셈이 됐다.
불황을 이겨내는 지혜로 헌옷 고쳐입기가 유행이다. 각 의류업체가 운영하는 수선코너마다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유행이 지났다고 안입던 옷, 품이 크거나 작아서, 길이가 짧아서, 혹은 마음에 안든다고 장롱 깊숙이 넣어두었던 옷들을 고쳐 입는 패션의 재활용이다. 요즘 유행하는 촌티패션과도 맞물려 5년, 10년된 옷을 새옷처럼 입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예스코너'(02－775－6300)의 경우 요즘 하루 평균 30여명이 찾는다. 이곳에 근무하는 이춘엽씨는 "IMF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1월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고 문의전화는 하루 50∼60여통에 달한다"면서 "특히 지방에서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한다.
수선코너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비용.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어깨수선은 2만원, 소매를 줄이거나 단추의 위치를 옮기고 롱코트를 깜찍한 하프코트로 바꾸는데도 4천원이면 된다.
LG패션(080－024－0204)도 서울 명동과 충무로 매장에 수선센터를 운영 중이다. 부자재 교체와 마모된 부분 수선, 길이 조정은 구입한지 5년까지 무상으로 해준다. 자사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전국 주요도시의 지정 세탁업소에 쿠폰을 제시하면 세탁비의 50%를 할인해주는 제도도 실시하고 있다.
(주)나산은 명동직영매장(02－3456－9572)에서 구입한지 1년이상된 의류도 실비로 고쳐주고, 금강도 명동본점 A/S센터(02－776－2080)에서 찢긴 가죽을 무료로 기워주고 가죽 가방끈은 7천원에 새로 갈아준다.
[임정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