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월드컵] (4)광주시
기사입력 1998년 01월 09일 14시 04분
`빛고을' 광주광역시가 2002년 월드컵축구를 대도약점으로 삼아 세계속의 도시로 성장할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광주시가 오는 21세기 처음으로 열리는 `꿈의 구연(球宴)'을 통해 차세기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지난 96년 5월 2002월드컵 한－일 공동개최가 결정되자 제일 먼저 월드컵유치팀을 구성, 개최도시로 낙점받기까지 숱한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한 광주.
그 중심엔 지난 90년 체신부장관까지 지낸 `호남 브레인' 송언종（宋彦鍾．61） 광주시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다.
_개최도시로 선정됐는데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이 가장 큰 밑거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_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습니까.
▲프로축구단 하나 없고 야구만 좋아하는 곳에서 무슨 월드컵이냐는 소리를 들었을때 상당히 부담이 됐습니다. 하지만 광주지역의 축구열기를 몰라서 하는 소립니다.
크고 작은 팀만 300개가 넘고 자매결연을 맺은 미국 샌안토니오시와는 정기적으로 청소년대표팀 친선경기도 갖고 있습니다.
_광주만의 독특한 월드컵을 구상하신다고 들었는데요.
▲광주는 예부터 `예향의 도시'이며 남도창을 중심으로한 `풍류의 고장'입니다. 또한 5．18민주화운동의 본거지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시민들의 의식이 성숙해있고 여유가 있습니다.
이런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문화월드컵'을 만들 생각입니다. 한국적인 멋과 맛, 예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월드컵을 활용할 것입니다.
_월드컵을 치르기에 제반시설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지난해 광주비엔날레를 치르면서 사회간접자본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현재 광주엔 특급호텔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2001년까진 6개의 특급호텔이 더 들어서 FIFA（국제축구연맹）의 요구조건（5개소 435실）을 충족시킬 것입니다. 앞으로 컨벤션센터와 여러가지 문화시설도 확충할 예정입니다.
_경기장 건설은 잘 진척되고 있나요.
▲광주시 남서쪽에 위치한 염주동에 부지 7만7천597평을 이미 확보해 놓았습니다. 오는 2001년 12월을 목표로 4만5천석 규모의 경기장을 지을 예정입니다. 이 경기장은 움직이는 가변식 좌석을 설치해 월드컵경기가 끝난 후 축구뿐만 아니라 럭비나 하키 등 기타 종목을 할 수 있게 만들 작정입니다.
_모든 유치도시가 재정문제를 걱정하고 있는데요.
▲광주시는 더욱 그렇습니다. 유치도시중 재정자립도（68％）가 최악입니다. 그동안 경제의 불균형 발전으로 2차산업이 발달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청 청사 이전을 늦추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재원을 조달할 것입니다. 신도시 택지개발로 얻는 시수입의 상당부분을 경기장 건설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_개최도시로 선정되기까지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지난 96년 7월 염주동 토지소유자들에게 월드컵 경기장을 건설한다고 하자 이분들이 아무 조건없이 모두 도장을 내놓으며 "돈은 천천히 줘도 되니 운동장이나 멋있게 지으시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정말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각 자치단체별로 경기장 부지에 걸린 사유지를 해결하느라 모두 전전긍긍하고 있는게 현실 아닙니까. 이것이 바로 `광주의 힘' 입니다.
_개최도시 선정에 다음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월드컵은 세계인의 잔치입니다. 서울과 부산이 선정된 후엔 당연히 호남의 중심 광주가 개최도시로 선정되는 것이 수순 아니겠습니까. 지역안배와 더불어 개최 역량이 높이 평가됐기 때문이지요.
_공동개최국인 일본과의 교류는 생각하고 계신지요.
▲현재 광주는 중국의 광저우, 인도네시아의 메탄시, 미국 샌안토니오시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이제 월드컵 공동개최국이란 공감대도 있어 서로 교류하기에 좋은 시점이지요.
이미 월드컵개최지인 미야키현의 센다이시에서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성숙된 후에 교류를 시작할 것입니다.
[광주=전용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