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파노라마] 사장이 발로 뛰는 나산 LA전훈
기사입력 1997년 06월 30일 14시 19분
`발로 뛰는 사장'.
프로농구 전지훈련 1호를 기록하며 지난달 23일 LA에 캠프를 차린 광주 나산 플라망스에는 구단 프런트 직원이라곤 단 한명도 없다.
프로야구나 축구의 경우 통상 한두명의 구단직원이 동참, 선수들의 일정관리와 수발을 들어주는게 상례다.
하지만 나산은 기존 전지훈련의 정형을 깨뜨렸지만 순조롭고 알차게 LA캠프를 꾸려나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나산 수장（首長）인 김용환（金容煥．51） 사장의 치밀한 계획과 준비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사장은 5월말 미국에 와 LA현지에서 선수단을 지도할 외국인 코치를 직접 물색하는 한편 전지훈련 스케줄도 매듭지어 놓았다.
그리고 이번엔 부하직원 한명도 없이 홀로 선수단을 인솔, 체육관 식당 등 선수들이 가는 곳은 어디나 그림자처럼 함께 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28일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박찬호 선발등판을 보러 다저스타디움을 찾았을 땐 선진구단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야구장 구석구석을 @어보는 치밀성도 보였다.
나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사소한 것까지도 일일이 사장에게 직접 보고해야 하는 것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든든한 후원자가 늘 지켜보는 까닭에 동기부여가 잘돼 훈련성과도 배가되고 격의없는 대화의 장도 마련되고 있다.
나산실업 부사장을 역임한 김사장은 20년 이상 여성패션 마케팅전문가로 일해왔으나 농구에는 문외한.
농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뒤 특유의 사업가 수완을 발휘해 원년 프로농구에서 `나산 선풍'을 이끌었다.
`패션 농구'를 지향, 선수들의 염색과 화려한 복장으로 눈길을 끌었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타구단보다 앞서 연고지 정착을 이룬 것.
맨먼저 LA전지훈련에 나서는 등 발빠른 나산의 행보가 다음 시즌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