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최규병8단●김만수2단
기사입력 1997년 06월 22일 16시 43분
제10보（169∼192）＝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 기 예선을 거쳐 올라온 신예 5명의 돌풍이 여느 때보다 거세다.
이미 최명훈 5단을 필두로 윤현석 4단, 목진석 3단, 김명완 3단이 중견의 저지를 뿌리치고 8강에 선착해있는 상황.
따라서 이 판의 김 2단마저 이긴다면 전원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되는 셈인데….
그러나 지금 형세를 보면 흑의 패색은 더욱 더 깊어만 간다.
혼신의 힘을 발휘해 우변에서 승부처를 모색한 흑이었으나 최 8단은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는다.
아직 김 2단으로서는 최 8단이 버거운 상대임을 느낄 수 있다.
흑 69는 일단 급소. 73까지 우변 백 7점을 잡고, 백도 74로 우상귀를 차지하는 바꿔치기가 이뤄졌다.
백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았고 사실 그랬다.
그렇지만 백 72는 너무 헤펐다.
이 수를 두기에 앞서 백 `가', 흑 `나'를 교환할 자리.
그랬으면 나중 백 87로 뚫고 나오는 수가 성립해 흑 77의 공격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었던 것.
흑 77 공격은 최후의 승부수다.
마치 엉성한 거미줄 같은 봉쇄지만 백도 섣불리 대응할 수 없다.
그러나 백이 느긋할 수 있었던 것은 애초 △를 둘 때부터 봐둔 80의 급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수가 백의 활로의 생명줄이다.
86까지는 필연. 여기서 김 2단, 잠시 사색에 빠진다.
그러다 "역시 안되나…"를 몇번 되내이더니 그냥 흑 87로 잇고 91로 상대의 칼에 목을 내밀더니 깨끗이 항서를 쓰고 만다.
여기서 끝까지 변화를 구한다면 흑 1 단수치고 3에 먼저 붙이는 수.
그러면 7까지 백 말을 잡지만 백도 8, 10으로 우변이 살아간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꿈쩍도 않는 백의 승세다. 김 2단의 최후가 장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