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풍자] 다시 보고픈 연극
기사입력 1997년 06월 01일 15시 59분
80년대를 통렬히 풍자한 극단 연우무대의 빅히트 연극 두편이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예술의전당이 우리시대 연극시리즈 여섯번째 무대로 기획, 4일부터 15일까지 `칠수와 만수', 20일부터 7월6일까지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를 자유소극장에서 각각 공연하는 것.
`칠수와 만수'（오종우 작, 이상우 연출）는 지난 86년 5월 신촌 연우무대에서 초연, 4만7천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그해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었다.
당시 주연을 맡았던 문성근과 강신일에게 연극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혀주었으며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80년대의 억압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삶을 살아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삶을 우화적으로 그려낸 강한 문제의식이 관심을 모았었다.
여기에다가 재치있는 대사와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장면 등을 통해 젊은이들의 건강한 꿈이 좌절되는 현실을 풍미한 게 특징이자 매력.
기지촌과 농촌 출신인 칠수와 만수가 고층빌딩에서 광고판을 그리면서 살아가던 중 페인트통을 지상으로 떨어트리는 바람에 동반자살 기도의 오해를 받자 결국 투신자살한다는 게 극의 내용.
연출은 초연 때처럼 이상우가 맡았고 칠수에 유오성, 만수에 유연수가 출연하며 김용준 김여진 정인겸이 가세한다.
지난 88년 초연한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80년대의 대표적인 시인인 황지우 시 중 중요 부분을 스냅사진처럼 찍어내는 독특한 연출방식으로 그려냈던 작품.
광주민주화운동, TV의 여론조작, 지식인들의 패배주의, 민중들의 이기주의, 분단조국의 아픔과 통일염원, 현세태의 불합리성에 대한 비판 등이 모자이크식으로 펼쳐진다.
서사적인 장면처리로 보여지는 것의 신선함과 더불어 통렬한 사회풍자로 관객들의 잠자는 의식을 일깨워주는 상상력 또한 풍부한 무대.
김석만이 연출을 맡아 섬세하고 세련된 솜씨를 선보이며 개성파 배우 류태호 김미경 이두일 고영란 박남희 손기호 이효정이 등장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금 오후 4시, 7시30분. 토 일 오후 3, 6시. （02）580-12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