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비디오]김용수, '천적' 박재홍에 KO패
기사입력 1997년 05월 15일 00시 24분
확실히 그렇다.
현대 박재홍은 LG 김용수에게 확신에 가까운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래선지 김용수만 만나면 펄펄 난다.
14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 박재홍은 LG 선발 김용수를 결정적인 대포 2방으로 KO시켰다.
3번 박재홍은 1회초 2사후 초구에 선제 우월 1점홈런을 날린데 이어 3_0으로 앞선 6회초 다시 좌월 1점홈런을 빼앗아내 김용수를 강판시켰다.
홈런을 친 뒤의 제스처도 평소보다 훨씬 과장됐다.
첫홈런에 오른팔을 번쩍 치켜들고 껑충 뛰며 1루를 돌더니, 2번째는 아예 공을 쳐다보지도 않고 몇발짝 걷다가 주먹을 앞으로 쭉 뻗으며 "와우"하고 기합을 질러 3루쪽 현대팬들을 자지러지게 했다.
6회초 2번째 홈런을 날린 직후 박재홍은 덕아웃 뒤 컴컴한 복도에 혼자 앉아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작년에 제가 30호 홈런을 때린 상대가 (김)용수형 아닙니까. 왠지 그 이후로는 만날 때마다 자신 있어요."
김용수는 지난해 `30_30(홈런_도루)클럽'의 제물이 된데 이어 이날 또한번 박재홍과 `악연'을 맺었다.
시즌 10,11호 홈런을 연달아 허용함으로써 올시즌 1호로 `10_10클럽'을 달성케 한 것.
올시즌 김용수에게서 빼앗은 홈런만 벌써 3개.
백전노장 김용수로서는 자존심이 발기발기 찢겨나간 끔찍한 날이었지만 박재홍에게는 `김용수가 있어 즐거운 밤'이었다.X잠실＝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