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용] 주포들 침묵속 홀로 펑펑
기사입력 1997년 05월 04일 14시 33분
해태 김응용감독은 요즘 자주 혼자말처럼 중얼거린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방망이를 휘두르며 해태 공격을 이끌고 있는 박재용（28）의 가치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박재용의 요즘 활약을 보면 완전히 고삐 풀린 망아지 꼴이다.
주포인 홍현우와 이호성의 부진을 혼자서 메우며 타율 3할5푼, 12타점을 올려 두 부문 모두 팀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22일 광주 한화전을 시작으로 10경기 연속안타 행진까지 벌이고 있다.
박재용이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는 비결은 투수와의 수싸움에서 앞서기 때문.
박재용은 요즘 경기 전날 잠자리에 들기전에 상대팀의 선발투수를 예상해 본다.
여기에 그 투수의 주무기와 특성을 미리 파악해 어떤 공배합으로 승부를 걸어올까 한바탕 `가상 전쟁'까지 치른다.
수읽기가 완전히 끝난 상태에서 박재용의 빠른 스윙스피드를 견뎌낼 투수는 없다.
박재용의 공헌은 신들린 방망이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공인 지명타자 자리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1루와 외야를 수시로 오가며 구멍난 포지션까지 땜질하고 있는 것.
김응용감독의 입에서 칭찬이 절로 나올만하다.
"아직 초반이라 섣불리 말하기는 싫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뒤 기록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늦깎이 스타 박재용이 해태의 초반 선두다툼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