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맞혀서 잡겠다' 배짱 피칭
기사입력 1997년 05월 03일 15시 00분
"때릴테면 때려라."
주니치 선동열（34）의 범타유도 피칭이 무르익었다.
선동열은 지난 2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탈삼진 위주의 피칭에서 벗어나 맞혀잡는 피칭을 구상해 왔다.
호시노감독도 "홈구장인 나고야돔도 훨씬 넓어졌기 때문에 힘을 앞세워 무리하게 타자를 압도하려 들지 말고 가볍게 맞혀잡는 피칭을 구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개막이후 4월 한달간 선동열의 투구내용을 보면 이제 범타를 유도하는 맞혀잡는 피칭을 완벽하게 실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선동열은 38경기에서 54이닝을 던져 67개의 탈삼진을 기록, 경기당 1.76개, 이닝당 1.24개의 삼진을 뺏었다.
반면 홈런 4개를 포함한 62개의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올시즌 선동열의 투구내용은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2일까지 8경기에서 7세이브를 따내면서 8⅔이닝을 던져 삼진 8개를 뽑고 2안타만 허용했다.
탈삼진이 경기당 1개, 이닝당 0.92개로 줄었고, 안타는 거의 맞지않는 발군의 안정감을 선보였다.
이러한 안정감은 역시 살아난 구위와 자신감 때문이다.
직구의 공끝이 살고, 슬라이더의 각도도 날카로워 졌다.
또 코너워크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커브의 구사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구위를 믿는 자신감이 충만해 "내공을 칠테면 쳐봐라"는 식의 과감한 승부패턴을 가져가고 있다.
완숙해진 범타유도 피칭을 앞세운 선동열이 5월에 몇세이브를 더할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