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필] 현대 제5선발 '믿음 확인'
기사입력 1997년 04월 27일 15시 00분
지난 5경기에서 평균 7점씩 내줬던 현대 마운드가 26일 해태를 상대로 7회까지 2실점으로 버텨내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다.
그러나 방망이의 침묵.
현대에 기회를 만들어 준 주인공은 신인투수 최영필（23）이다.
1m83, 86㎏의 당당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시속 145㎞의 강속구.
간간이 타자의 허를 찌르는 슬로 커브와 날카로운 슬라이더.
3연승의 신바람을 탄 해태 방망이도 6⅓이닝 동안 4안타에 삼진 5개로 꽁꽁 묶였다.
2회초 2사 만루에서 사구로 착각한 `폭투 아닌 폭투'만 없었더라면 선발 첫 승을 거둘 수도 있었다.
데뷔이후 6번 등판해 1승2패, 방어율 3.86을 기록.
특히 26일 경기에서는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말끔하게 씻어 냈다.
1회부터 4회까지 매이닝 수비실책이나 안타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모습으로 2점을 내주는데 그쳤고 곧 안정을 되찾아 5,6회를 3자범퇴로 틀어막았다.
"예상외로 잘 막아줬다. 경기 운영 능력만 보완한다면 훌륭한 투수로 성장할 것같다."
김재박감독의 평가도 만족이다.
정민태 위재영 김홍집 최창호에 이어 당당한 현대의 제 5선발로 자리를 굳혔고 해태전에서 좋은 피칭을 했지만 패전투수인 그의 입에서 `좋았다'는 말이 나올리 만무하다.
"안줘도 될 점수로 허무하게 내준게 아쉽다. 연패를 못 끊어서 안타깝지만 다음에는 연승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못 치는 방망이를 탓하기 보다는 완벽하게 못 막아낸 것을 자책하는 모습이다.
계약금 3억2천만원의 `싹수'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잘못된 표현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