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항공우주학과] 대학생들이 비행기 제작
기사입력 1997년 04월 26일 17시 13분
대학생들이 비행기를 만들었다.
처녀 비행에도 성공했다.
건국대 항공우주학과 항공기개발팀 학생들이 최근 2인승 초경량항공기（ULP）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멀리멀리 날아라라는 뜻에서 이름을 `한나래'라 지었다.
대학생들이 달려들어 초경량항공기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초경량항공기는 4년전 국산1호인 `까치호'가 세계 브랜드로 컸지만, 기술이나 시장성 등에서 여전히 개척 대상의 분야이다.
건국대 한나래는 `보급형 ULP'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경비행기형이면서 제작비가 1천만원대로 크게 저렴하다.
기존 초경량항공기 동호인들이 타는 ULP의 경우 3천만∼4천만원대여서 2천만원대 안팎으로 상용화할 경우 시장성이 매우 밝다.
한나래는 지난 18일 충북 제천시 한강비행클럽（클럽장 고병석） 비행장에서 첫 비행에 성공했다.
개발팀은 지도교수 등으로부터 완벽한 이착륙을 위해선 몇군데 손 볼 데가 있다는 지적도 받았으나, 1시간 30분의 테스트 비행에서 당당히 합격 판정을 받았다.
까치호 개발자인 동인산업의 박호선 사장은 "한나래의 평균 순항속도는 기존 초경량항공기보다 느리지만, 이착륙거리가 짧아 안전성이 뛰어나고 값이 싸 보급형 기체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한나래는 엔진과 프로펠러를 기체 전면의 상단에 붙였다. 엔진풀파워의 75％를 쓰는 평균순항속도가 시속 70노트（약130㎞）급이다.
건국대 항공기개발팀은 오는 5월2일쯤 제천비행장에서 한두차례 시범 비행을 더 한다. 문제점을 완벽히 보완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5월 셋째주 개교 51주년 기념행사때 서울 캠퍼스에서 동료 학생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건국대는 3년전 자동차개발팀이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깜짝 놀라게 했던 곳이다. 또 공기부양선을 개발해 대학가에 첫선을 보이는 등 재간둥이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공기부양선과 전기자동차는 모델로만 개발해 교내 전시중이나, 이번 초경량항공기는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경량항공기 개발은 2년전 학생과 교수가 `한번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하며 20여명의 학생이 달려들었다. 그후 선배들이 졸업하는 등 개발팀원의 수가 8명으로 줄었으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한다는 신념속에 개가를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