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경제 어려운데...' 조용한 준비
기사입력 1997년 04월 18일 14시 19분
`샴페인은 끝내 터지지 않을 것인가.' 97아디다스컵 프로축구 챔피언이 결정되는 19일은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샴페인 없는 우승 환호성이 예고되고 있다. 우승후보인 일화 유공 현대 대우 등 상위 4개구단 모두 정상정복의 희열을 조용히 음미하기로 한 것. 우승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일화는 2개의 대형 플래카드와 26개의 샴페인 준비가 고작이다. 상대팀 대우의 안방인 마산에서의 떠들썩한 축제 보다는 오는 26일 라피도컵 개막때 천안에서 홈팬들에게 내실있는 우승인사를 할 생각이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유공은 아예 현수막이나 샴페인조차 준비하지 않았다. 역시 전남전이 광양 원정인데다 아디다스컵은 최대목표인 정규리그 우승으로 가는 길목 정도로 생각하는게 이유다. 올 3개대회 싹쓸이를 꿈꾸는 현대는 많은 현수막과 샴페인을 계획했지만 일단 보류한 상태. 그러나 우승에 대비해 전 직원을 비상대기시키는 등 순간적으로 울산구장을 축제분위기로 바꿀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 대우는 플래카드만 마련한채 상황에 따라 대처한다는 자세다. 이같은 조용한 축제는 최근 범국민적인 `허리띠 조이기' 분위기와 관련이 깊다. 실제로 구단 프런트들의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가 "경제가 어려운데…"였다. 과연 프로축구 최초의 샴페인 없는 우승 축하연이 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