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수첩] 이란 태권도 열기에 무관심한 연맹
기사입력 1997년 04월 12일 14시 46분
에서 금메달은 당연시되는 한국입장에서 보면 12일 폐막된 제9회 이란국제태권도대회는 그야말로 `하찮은' 행사일는 지 모른다. 그러나 종주국 한국에 대한 중동 회교국 이란의 뜨거운 관심도와 이에 비해 차가우리만치 냉소적인 （）의 태도에서 머잖아 종주국의 위상이 대단한 도전에 직면하리란 느낌이 든다. 이란의 아랍어 신문들은 이번 대회서 한국의 참석여부를 성패와 직결시켰다. 하세미 타바 부통령이 직접 나서서 참가국을 챙길 정도였고, 신문들은 한국의 참가사실을 대문짝만하게 다투어 실었다. 그 가운데 현지언론들은 똑같은 오보를 했다. 의 이금홍 사무총장이 이란에 도착, 대회 총감독관으로 실무를 맡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총장은 오지 않았다. 이란이 여러차례 한국대표단의 입국일정을 변경하는 바람에 일정조정이 어려웠으리라는 짐작은 충분히 가지만 이란연맹의 실망은 대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장이 없는 대회는 당연히 주최측 이란의 텃세가 짙게 묻어날 수 밖에 없었고 한국은 그 집중적인 타깃이 돼야 했다. 중동 의 종가（宗家）를 자처하는 이란은 수련생 50만명, 1천개의 도장과 5천여 현지사범을 보유한 `의 나라'다. 5년간 한국인 강신철 사범（41）으로부터 를 전수했으나 이젠 독자적으로 를 수련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초등학생과 군인 경찰에 이르기까지 는 이란인들의 동포애를 돈독히하는 촉매로 성장했고 슈퍼마켓에서 도복이 팔릴만큼 생활속에 정착해있다. 세계 의 한 축으로 발돋움한 이란에 대한 의 냉대는 자꾸만 잠식돼가는 종주국 한국의 위상과 슬픈 조화를 이루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