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프로야구] 포지션별 전력분석 - 유격수
기사입력 1997년 03월 27일 15시 09분
유격수는 `팔방미인'이어야 한다. 야구센스는 물론이고 우아한 발놀림에다 뛰어난 송구능력을 갖춰 수비동작이 물흐르듯 유연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공격의 흐름을 이끌고 위기순간에는 게임메이커가 되거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때문에 `유격수＝팔방미인'이라는 등식이 적용되어 왔다. 올시즌 8개구단 유격수가 공격의 실마리가 되는 톱타자와 9번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유격수의 비중은 절대적. 본지 기자들이 올시즌 해태를 강팀으로 꼽은 데는 바로 과 같은 멋쟁이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초창기를 주름잡은 (현대감독)과 류중일(삼성)에 이어 명유격수 계보를 잇고 있는 은 설명이 필요없는 `야구천재.' 최고시속 143㎞의 강한 1루 송구와 포수의 사인을 미리 읽고 타구방향을 예측하는 감각, 날다람쥐같은 발놀림 등은 급이다. 타격의 달인 장효조(롯데코치)를 제치고 통산 타율1위(.335)에 오른 타고난 타격감각, 여기에 한 시즌 홈런 20개는 거뜬히 쳐내는 장타력까지 최상급의 찬사가 아깝지 않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완벽은 없는 법. 백업요원인 김태룡이 과의 기량차가 크기 때문에 전경기를 소화해야될 부담이 있다. 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LG 은 `1등같은 2등.' 프로 데뷔와 함께 주전 유격수로 발탁된 은 94년 팀우승의 일등공신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쥔 `꾀돌이'. 작년 방위복무의 후유증을 말끔히 씻고 공_수의 버팀목이 될 은 대형 유격수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휘문고 출신의 신인 손지환이 뒤를 받치고 있어 양적으로도 넉넉하다. OB는 의 복귀로 해태 LG 못지않은 철벽을 마련했다. OB가 95챔피언에서 작년 꼴찌로 추락한 것은 의 공백 탓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는 가 복귀함에 따라 지난해 유격수 자리를 들락거렸던 안경현은 3루로, 전형도는 내야백업요원으로 활용하는 여유까지 생겼다. 현대 박진만은 고졸 2년생이지만 작년 창단팀 현대의 를 이끈 공로로 4위의 후한 점수를 받았다. 박진만은 작년 9번타자임에도 타율 2할8푼6리, 38타점을 기록했던 공격형 유격수. 체력이 문제지만 수비가 뛰어난 염경엽이 뒤를 받치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 상위 4팀과 달리 중하위 전력으로 분류된 삼성 롯데 쌍방울 한화 등 4팀은 엇비슷한 점수가 주어졌다. 삼성은 노장 이 내림세로 접어 들었지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한 타구 처리능력, 경기흐름을 읽는 안목은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평. 롯데 김민재, 쌍방울 김 호, 한화 허 준은 수비력은 괜찮은 편이나 공격력과 체력에서는 많이 처진다. 홀로 페넌트레이스를 책임져야될 쌍방울에 비해 롯데와 한화는 주전급 2진이 받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 롯데 박계원은 어깨수술후 재기를 향해 뛰고 있고 한화는 정경훈이 손목과 어깨부상에서 완쾌, 공격형 유격수로의 탈바꿈을 벼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