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친근한 마술 시장으로 통해요
기사입력 1997년 03월 27일 15시 09분
"마술（魔術） 같은 시정（市政）을 펴겠습니다."
김현수（金顯秀．60） 청주시장은 `마술 시장님'으로 통한다.
지난해 시민의 날 행사에서 깜짝 마술쇼를 펼친 이래 공－사적인 자리에서 몇차례 간단한 마술 시범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김시장은 시민의 날 행사 당시 청주 태생인 여성마술사 정은선씨가 펼친 마술쇼에 특별출연해 빈신문지에서 물을 따라내는 믿기 어려운 마술로 수만명의 시민들을 놀래킨 바 있다.
오는 4월20일 무심천 특설무대에서 마련될 시민의 날 행사에서는 빈 손수건에서 비둘기가 튀어나오게 하는 진일보된 마술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김시장은 "전보다 훨씬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마술인만큼 틈틈이 정씨를 불러 사사를 하는 한편 퇴근 후에는 가족들을 모아놓고 실습을 하는 등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시민과 친근한 민선시장이 되기 위한 노력의 하나죠. 시민과 함께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꽹과리도 두드리면서 호흡을 같이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시장은 그러나 `남이 알면 마술은 이미 마술이 아니다'는 말대로 비서실장을 포함한 측근들에게조차 마술 비법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는 매년 시민의 날에만 제 마술을 보여줄 겁니다. 주윗사람들의 부추김으로 관내 순시때나 술 자리 등에서 몇차례 하다보니 희소성이 떨어져서 안되겠어요."
욕심부리지 않고 1년에 1∼2가지씩만 익힐 참이라는 김시장은 마술과 시정의 연관성을 들어 일명 `마술 시정론'을 주창하기도.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되 보는 이에게 즐거움과 놀라움을 줄 수 있는 마술 같은 시정을 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공식대로 정직하게 하면 좋은 결과를 낳으나 연습을 게을리하거나 순서를 바꾸면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 또한 마술과 시정의 공통점 아닐까요."
제10대, 12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시장은 지역구 주민들이 상을 당할 경우 손수 염을 해줘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