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의백과사전] 사후세계에도 쾌락이 있을까?
기사입력 1997년 03월 24일 14시 55분
죽음과 저승, 귀신과 악령 등을 다룬 특이한 책이 번역돼 나왔다. `저승의 백과사전'(열린책들)이 그것으로 죽음을 둘러싼 동서고금의 갖가지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개성있는 책이다. 사람이 죽은 뒤, 사후세계에도 섹스가 있을까. 인들은 저세상에서도 지상의 쾌락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기독교에서는 어떤가.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부활이 있다면, 성의 부활도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저자는 전한다. 이 책은 `최근'의 이야기도 전해준다. 영국의 `라이트'지는 1915년 전자파를 빌려 저승의 세계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축음기를 발명한 에디슨조차 사자들과 통신할 수 있는 기계를 연구했다고 소개한다. 이렇게 죽음을 둘러싼 갖가지 이야기를 `가나다'순으로 늘어놓았다. 천사 `가브리엘'부터 코란에 나오는 지옥 `후타마'에 이르기까지. 소설가 비평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르크 볼린(41)의 글도 흥미진진하며, 기욤 아르트의 그림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