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홈런왕 도전장
기사입력 1997년 03월 12일 15시 04분
"제 경쟁상대는 입니다." 현대 `미스터 ' （29）가 팀후배인 을 겨냥하고 홈런왕 도전장을 냈다. 목표는 30개. 지난 94년 23홈런으로 쌍방울 （25개）에 이어 2위에 올랐던 경험을 토대로 이번엔 넘어야 할 벽을 가까이 있는 으로 삼았다. 는 지난 11일 방으로 놀러온 이 듣는 자리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선 재홍이를 이기고 싶다"고 공공연히 욕심을 밝혔다. 의 `선공'으로 시작된 둘 사이의 신경전도 볼만하다. 이 방 한구석에 세워둔 자신의 배트를 만지작거리자 는 당장 "야, 가만 못 놔둘래"하고 질겁을 한다. 그러나 "손에 꼭 맞는다"며 실실 웃는 에게 결국 방망이를 뺏기고는 입맛만 쩝쩝 다셨다. 가 지난해 홈런왕 을 타깃으로 삼을만큼 자신감을 되찾은 것은 현대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 전지훈련 시작 무렵만 해도 홈런왕은 커녕 "잘해야 5월 중순에나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본인과 코칭스태프의 공통된 예상이었다. 그러나 수술을 받았던 왼쪽 손목 부위가 예상외로 회복이 빨라 지금은 언제 아팠냐는듯 모든 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다. 지난 2일부터 하루 30∼50개씩 배팅볼을 쳐온 는 11일 처음으로 특타를 자청해 200개가 넘는 공을 쳤다. 그래도 손에는 별 통증이 없어 자신감이 넘쳤다. "두고 보십시오. 홈런 30개는 반드시 쳐보일테니." 부상을 털고 일어난 의 각오가 새롭다.